2022년 3월 3일.

일어나 보니 창밖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우리는 고민을 시작했다. 첫 시작지를 '카이세리'로 정한 이유는 카파도키아(괴레메)에 가서 열기구를 보기 위함이었는데 이 비가 장마 때문이라면 그걸 포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리저리 생각을 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우린 반드시 열기구를 봐야만 했기 때문이다. 우선 제일 급한 건 역시 밥이었다. 배가 너무 고팠고, 터키 음식이 너무 궁금했다.

터키 가정식 '메네멘'

숙소 앞에 있던, 이것이 식당임을 유추할 수 있는 건 가게 안의 음료 냉장고와 테이블뿐이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고, 메뉴판도 없었기에 우린 그저 조리대 위에 있던걸 손가락으로 "저거 주세요"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단언컨대 터키에서 먹었던 음식 중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나중에 알았지만 저 음식은 터키에서 아침식사로 주로 먹는 '메네멘'이라는 음식이었다. 안에 들어가는 재료와 스타일은 지방마다, 집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계란을 주 재료로 사용하는 음식인 듯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린 카이세리 버스 터미널로 , 괴레메(카파도키아)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가는 터키 경찰(또는 군인)에게 불시 검문을 받게 되었다. 나는 여권 사본, 친구 원본을 가지고 있었는데 경찰관이 내게 원본을 안 가지고 왔냐며 원본을 들고 다니라며 주의를 주었다.

카이세리 버스 터미널 위치 : https://goo.gl/maps/YyeYpVPsMzCPMH38A

카이세리 버스 정류장

괴레메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눈이 오고 있었다. 눈이 오는 카파도키아. 오히려 좋아.

괴레메(카파도키아)

하지만 걷기에도 좋은 건 아니다. 젖은 바닥을 가까스로 피해 가며 미리 예약해 둔 숙소로 갔는데 숙소 퀄리티가 아주 좋다. 연박을 해야 한다면 여기서 계속해야지.(결국 이곳에서 4일 정도를 묵었다. 펜션 위치 : https://goo.gl/maps/tsnBxcZTdiQkovGm7) 이곳은 가족이 운영하는 펜션이다. 보통 형제가 이곳을 운영하는데 동생은 가이드를 겸하고 있어 그와 카파도키아 투어에 대해 상의를 했고, 내일 80유로에 택시를 하루종일 대여해 투어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합리적인 투어는 아니다. 가격이 비싸다기보단, 택시를 하루종일 빌리지 않더라도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 것 같다. 

괴레메에는 한 가지 특별한 곳이 있다. Turkish night이라는 동굴 파티인데, 터키의 전통 복장과 춤, 술과 음식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투어다. 택시를 예약하면 할인을 해준다는 말에 그곳도 함께 예약을 해두었었다.(약 40유로) 우리는 내일 투어를 마치고 그곳을 갈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오늘 저녁이었다. 소통오류가 있었나 보다. 하지만 이 또한 오히려 좋았다. 얼른 내려오라는 그의 말에 우리는 부리나케 숙소를 나섰다.

그곳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여행을 막 시작한 나에게는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양한 나라, 다양한 인종들이 한데 모여 웃고, 떠들고, 술을 마시며 즐겼다. 혹시 카파도키아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건 꼭 추천하고 싶다.

Turkish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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